서울대병원에서 스웨덴까지, 루닛 AI가 전 세계 병원에 퍼지는 이유

 

서울대병원에서 스웨덴까지, 루닛 AI가 전 세계 병원에 퍼지는 이유

글로벌 의료 현장을 바꾸는 한국 AI

2025년 5월, 루닛은 하나의 기록을 달성했습니다. Volpara Health 인수 1년 만에 미국 200개 의료기관이 루닛의 유방암 진단 AI를 도입한 것입니다. 연간 100만 건 이상의 유방촬영술을 분석하고, 400명이 넘는 미국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루닛 AI를 매일 사용하고 있습니다.

루닛의 여정은 2019년 서울대병원에서 시작되었습니다. 한국 최고 병원에서 검증받은 기술은 이제 스웨덴 최대 병원, 체코 국영 검진 사업, 일본 2만 개 의료기관, 멕시코 대형 검진센터를 거쳐 전 세계 40개국 이상으로 퍼져나갔습니다. 2022년 코스닥 상장 당시 공모가 3만 원이었던 주가는 2023년 9월 23만 원까지 치솟으며 텐배거를 달성했습니다.

대체 루닛은 어떤 기술을 가지고 있기에 GE헬스케어, 후지필름, 필립스 같은 글로벌 의료기기 거인들이 먼저 손을 내밀었을까요? 그리고 이 한국 AI 기업이 전 세계 병원에서 선택받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1. 의사도 놓치는 암을 찾아내는 97% 정확도

루닛의 핵심 경쟁력은 딥러닝 기반 의료영상 분석 기술입니다. 2013년 창업 이후 12년간 쌓아온 이미지 인식 기술의 결정체죠. 루닛은 ImageNet 국제 대회(2015년 5위), TUPAC 종양 예측 대회(2016년 1위), Camelyon 림프절 전이 검출 대회(2017년 1위)에서 마이크로소프트, IBM, 하버드를 제치고 세계 최고 수준임을 증명했습니다.

이 기술력은 실제 의료 현장에서 어떤 성과를 만들어낼까요?

루닛 인사이트 CXR(흉부 엑스레이)은 폐암 결절을 97%의 정확도로 검출합니다. 루닛 인사이트 MMG(유방촬영술)는 유방암 의심 부위를 99% 정확도로 찾아냅니다. 서울대병원과의 공동 연구 결과, AI를 활용했을 때 영상의학과 전문의를 포함한 18명 의사 전원의 판독 정확도가 향상되었습니다. 일반 내과의의 경우 최대 14%나 성능이 개선되었죠.

실제 사례: 50대 남성 환자는 3년 전 흉부 엑스레이에서 놓쳤던 폐암을 루닛 AI가 발견했고, 50대 여성 환자는 2년 전 놓친 유방암을 조기에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폐암 조기 발견 시 생존율은 4.3배, 유방암은 1.4배 증가합니다.

루닛 AI의 강점은 단순히 높은 정확도만이 아닙니다. 몇 초 만에 분석을 완료하고, 병변의 위치까지 정확히 표시해줍니다. 크기가 작거나 갈비뼈·심장에 가려진 병변도 놓치지 않습니다. 의사 한 명이 평생 봐야 할 수십만 장의 영상을 학습한 AI가 24시간 옆에서 판독을 돕는 격입니다.

루닛 인사이트 CXR, Lunit.io 제공

 

2. 서울대병원에서 시작된 글로벌 여정

2019년: 서울대병원, 한국 최초 AI 진단 도입

루닛의 글로벌 확산은 2019년 서울대병원 도입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한국에서 AI 기반 영상 판독이 실제 환자 진료에 쓰이는 첫 사례였죠. 서울대병원 영상의학과 박창민 교수는 "흉부 엑스레이는 폐암 진단에 중요하지만 검사 특성상 오진 위험이 높다. 루닛 AI를 사용하면 진단 정확도를 높이고 진료 효율성을 개선할 수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이 성과는 2023년 영상의학 분야 최고 권위 학술지 Radiology(Impact Factor 29.146)에 게재되며 글로벌 의료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2020년: 스웨덴, 유럽 최초 도입

스웨덴 최대 병원 중 하나인 S:t Göran 병원은 유럽 국가 최초로 루닛 AI를 도입했습니다. 유럽은 유방암 진단 시 두 명의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독립적으로 판독하는 시스템을 운영합니다. 정확도는 높지만 의료 인력 부족과 비용 문제가 심각하죠. '전문의 1명 + 루닛 AI'라는 조합이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

스웨덴 국가 유방암 검진 프로그램에서는 연간 18만 건 이상의 검진에 루닛 AI가 활용되고 있습니다.

2021년: 일본 2만개 병원 진출

일본 엑스레이 시장 점유율 1위인 후지필름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루닛은 일본 시장에 진출했습니다. 후지필름의 엑스레이 장비와 PACS 시스템에 루닛 인사이트 CXR이 탑재되면서, 일본 내 2만 개 이상 병원 및 의료기관이 루닛 기술을 사용하게 되었습니다.

멕시코 최대 검진센터 Salud Digna에서는 후지필름 PACS에 탑재된 루닛 AI로 연간 80만 장이 넘는 흉부 및 유방 엑스레이를 분석합니다. 영상의학과 전문의들은 "AI 도입 후 더 효율적이고 정확한 분석이 가능해졌다"고 평가했습니다.

2024년: 미국, 2,000개 의료기관 확보

2024년 5월, 루닛은 1,672억 원을 투입해 뉴질랜드 유방암 검진 플랫폼 기업 Volpara Health를 인수했습니다. Volpara는 미국 유방촬영술 시장 점유율 40%를 보유한 기업으로, 2,000개 이상 미국 의료기관에 솔루션을 제공하고 있었습니다.

인수 1년 만에 200개 미국 의료기관이 루닛 인사이트 MMG와 DBT를 추가 도입했습니다. 루닛과 Volpara는 북미에서 연간 100만 건 이상의 유방촬영술 분석을 지원하고 있으며, 400명 이상의 미국 영상의학과 전문의가 루닛 AI를 일상적으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기타 글로벌 확산

• 체코: 국영 유방암 검진 사업에 AI 솔루션 제공
• 영국: 유방촬영술 판독 솔루션 임상시험 진행 중
• 인도: 후지필름 AI 검진센터 NURA에서 루닛 인사이트 MMG 활용
• 중동, 아프리카: 13개국 이상에서 코로나19 및 결핵 검출에 활용

현재 루닛 AI는 전 세계 40개국 이상에서 판매 허가를 받았고, 누적 분석 의료영상은 800만 장을 넘어섰습니다.

 

3. 글로벌 거인들이 먼저 손 내민 이유

3.1 전략적 파트너십의 연쇄 효과

루닛의 글로벌 확산 전략은 '소프트웨어 + 하드웨어 결합'입니다. AI 소프트웨어만 개발하는 루닛은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들의 엑스레이 장비와 PACS에 자사 솔루션을 탑재하는 방식을 선택했습니다. 이를 통해 글로벌 엑스레이 시장의 50% 판로를 확보했습니다.

파트너사	체결연도	시장 점유율	주요 내용
후지필름	2018	일본 1위, 글로벌 Top 5	일본 2만 개 병원, 전세계 13개국 공급
GE헬스케어	2020	글로벌 1위 (30%)	흉부케어 스위트 공동 출시
필립스	2021	글로벌 3위 (20%)	엑스레이 진단 플랫폼 AI 첫 탑재
가던트헬스	2021	액체생검 1위	300억 원 투자 + 루닛 스코프 공급
홀로직	-	유방촬영술 대표 기업	유방암 검진 솔루션 협력

서범석 루닛 대표는 "후지필름과의 파트너십이 좋은 성과를 보이면서 GE헬스케어, 필립스 등 글로벌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는 발판이 되었다"고 설명했습니다.

특히 가던트헬스의 투자는 업계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2011년 설립 이후 단 한 번도 외부 투자를 집행하지 않던 가던트헬스가 루닛에 300억 원을 투자한 것은 루닛의 기술력을 인정한 명확한 증거였죠.

3.2 기술력의 객관적 검증

글로벌 파트너들이 루닛을 선택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국제 학술지와 임상 연구로 입증된 기술력 때문입니다.

• 서울대병원 공동 연구: Radiology 게재
• 76편의 논문 발표 (세계 최고 학술지 포함)
• 35개국 의료기기 판매 허가 (FDA, CE-IVD, PMDA 등)
• CB Insights '세계 100대 AI 기업' (국내 유일)
• NVIDIA '가장 영향력 있는 5대 AI 스타트업'
• 다보스포럼 '테크놀로지 파이오니어 100'

GE헬스케어 엑스레이 총책임자 케이틀린 나이는 "지난 5년간 루닛이 성장하는 모습을 인상 깊게 봐왔다. 세계 최대 의료영상장비 업체인 GE의 전문성과 의료 AI 선두주자 루닛의 유연성이 만나게 되어 기쁘다"고 밝혔습니다.

필립스 진단용 엑스레이 총괄 다안 반 마넨은 "루닛 AI 알고리즘의 판독 정확도와 효율성은 이미 국제 학술지와 연구 논문으로 입증되었다"며 파트너십의 배경을 설명했습니다.

 

4.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포인트

4.1 매출 성장과 글로벌 확장

루닛의 2024년 연결기준 매출은 542억 원으로, Volpara 인수 효과가 반영되었습니다. 2025년 1분기 매출은 192억 원으로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했습니다. 서범석 대표는 "2025년 매출 1,000억 원 이상 달성, 2026년 흑자 전환이 목표"라고 밝혔습니다.

수출이 전체 매출의 80% 이상을 차지하며, 특히 미국 시장에서의 성장이 두드러집니다. Volpara는 2024년 기준 288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으며, 전체 매출의 97%를 미국에서 올렸습니다.

4.2 기술적 해자: 데이터와 파트너십

루닛의 가장 큰 경쟁력은 방대한 의료 데이터와 글로벌 파트너십입니다. Volpara 인수를 통해 확보한 서구 여성 유방촬영 이미지 1억 장은 AI 학습에 결정적인 자산입니다. 후지필름, GE, 필립스와의 파트너십으로 전 세계 엑스레이 시장의 50%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도 후발주자가 따라잡기 어려운 장벽입니다.

4.3 리스크 관리

물론 리스크도 있습니다. Volpara 인수 후 손실폭이 확대되면서 흑자 전환 시점이 2025년에서 2027년으로 미뤄졌습니다. 2024년 당기순손실은 815억 원으로 전년(368억 원) 대비 크게 증가했습니다.

R&D 비용과 글로벌 마케팅 비용 증가가 주된 원인입니다. 특히 루닛 인사이트 DBT(3차원 유방단층촬영술) 솔루션 고도화에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장기 계약 기반의 안정적인 매출 구조와 지속적인 고객 확대는 긍정적인 신호입니다. Volpara의 연평균 매출 성장률(CAGR)은 최근 5년간 50% 이상을 기록했습니다.

 

5. 결론: 기술력으로 세계를 정복하다

루닛의 이야기는 한국 AI 기업이 글로벌 시장에서 어떻게 성공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교과서입니다. 2013년 창업 이후 12년간 쌓아온 딥러닝 기술력을 서울대병원에서 먼저 검증받고, 이를 발판으로 후지필름, GE헬스케어, 필립스 같은 글로벌 거인들과 파트너십을 맺었습니다.

현재 루닛 AI는 40개국 이상, 수천 개 의료기관에서 매일 사용되고 있습니다. 서울대병원에서 시작된 여정이 스웨덴, 일본, 미국, 체코, 멕시코, 인도를 거쳐 전 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는 것이죠.

투자자 관점에서 루닛은 기술력, 글로벌 파트너십, 시장 확대라는 세 가지 핵심 자산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아직 흑자를 내지는 못하고 있지만,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미국이라는 세계 최대 의료 시장에서 확고한 입지를 구축했습니다.

루닛의 비전은 '인공지능을 통한 암 정복(Conquer Cancer through AI)'입니다. 서울대병원에서 시작된 이 꿈이 전 세계 병원에서 현실이 되어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