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가켐 창업자가 만든 인투셀, ADC 시장 판도를 바꿀 3가지 기술

2025. 10. 29. 08:00·기업이야기

 

리가켐 창업자가 만든 인투셀, ADC 시장 판도를 바꿀 3가지 기술

2024년 1월, 리가켐바이오는 얀센과 2조 2,400억원 규모의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국내 바이오 역사를 새로 썼습니다. 2006년 설립 이후 13건의 기술이전, 시가총액 4조 8천억원, 이것이 바로 ADC(항체-약물 접합체) 플랫폼 기술로 글로벌 시장을 석권한 리가켐의 성과입니다. 그런데 이 리가켐의 핵심 기술인 '콘쥬올(ConjuAll)' 링커를 발명한 사람이 2015년 새로운 도전을 시작했습니다. 바로 인투셀의 박태교 대표입니다.

2025년 10월 현재, 인투셀 주가는 상장 후 변동을 거듭하고 있지만, 시장은 이 회사가 "제2의 리가켐"이 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습니다. 최근 삼성바이오에피스와의 NxT3 특허 문제가 해결되면서 다시 주목받기 시작한 인투셀. 과연 리가켐과 무엇이 다르며, 어떤 기술로 ADC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을까요?

 

리가켐 이후, 왜 또 ADC인가?

ADC 시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습니다. 2015년 10억 달러에 불과했던 시장이 2023년 100억 달러로 10배 성장했고, 2028년에는 280억 달러(약 36조원)까지 확대될 전망입니다. 다이이치산쿄의 엔허투가 2019년 허가 이후 연 3조원 이상 매출을 올리면서 ADC는 차세대 항암제의 대세로 자리잡았습니다.

ADC가 뭔가요?

암세포를 찾아가는 항체(미사일의 유도장치)와 암세포를 죽이는 독성 약물(폭탄)을 링커(연결고리)로 묶은 것입니다. 정상 세포는 건드리지 않고 암세포만 골라서 공격하기 때문에 부작용은 적고 효과는 큰 '스마트 항암제'입니다.

박태교 대표는 리가켐에서 콘쥬올 기술을 개발하며 ADC의 가능성을 확인했지만, 동시에 한계도 명확히 알게 되었습니다. 혈액 속을 돌아다니던 ADC가 정상세포에 들러붙어 독성을 일으키는 문제, 그리고 암세포마다 다르게 반응하는 약물의 한계. 인투셀은 바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탄생했습니다.

 

인투셀의 차별화 전략: 3가지 핵심 기술

1. OHPAS 링커: 세계 유일 산소기 기반 기술

링커는 항체와 약물을 연결하는 핵심 부품입니다. 혈액에서는 안정적으로 유지되다가 암세포 안에서만 끊어져 약물을 방출해야 하는데, 이 균형을 맞추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인투셀의 OHPAS(Oxygen-based Hydroxy-Phenyl Acyl Sulfate) 링커는 지금까지 상용화된 링커 기술과 근본적으로 다릅니다.

기존 링커 vs OHPAS 링커

구분 기존 링커 (질소기 기반) OHPAS 링커 (산소기 기반)
접합 가능 약물 아민계 약물만 페놀계 + 아민계 모두
범용성 제한적 높음 (시젠 대비 넓은 영역)
혈중 안정성 보통 우수
면역세포 독성 있음 최소화
합성 효율 보통 높음

특히 주목할 점은 OHPAS가 페놀계 약물을 접합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기존 기술로는 결합이 불가능했던 약물들까지 ADC로 만들 수 있게 되면서, 타깃할 수 있는 암종과 적용 가능한 약물의 범위가 크게 확대되었습니다. 인투셀 관계자는 "OHPAS는 시젠의 링커 기술보다 더 넓은 영역의 약물에 적용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2. PMT 기술: 선택성 115배 향상

아무리 링커가 좋아도 문제가 있습니다. ADC가 암세포뿐 아니라 정상세포에도 비선택적으로 흡수되면서 부작용이 발생하는 것이죠. 인투셀의 PMT(Payload Modification Technology)는 약물에 친수성 극성기를 붙여 정상세포로의 침투를 억제합니다.

PMT 기술의 핵심

약물을 물에 잘 녹는 형태로 변형시켜, 기름진 세포막을 가진 정상세포에는 들어가지 못하게 만듭니다. 반면 암세포는 특정 수용체를 통해 ADC를 적극적으로 흡수하므로 약효는 그대로 유지됩니다. 결과적으로 정상세포 대비 암세포의 약물 선택성이 115배나 향상되었습니다.

이는 치료지수(Therapeutic Index, TI)를 크게 개선시킵니다. 같은 용량에서 더 안전하거나, 더 많은 용량을 투여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전임상 실험에서 인투셀의 ADC는 백혈구 감소 등 면역세포 독성이 현저히 낮게 나타났습니다.

3. Nexatecan 플랫폼: 엔허투를 넘어서다

OHPAS와 PMT라는 두 기술을 기반으로 인투셀이 최근 집중하고 있는 것이 Nexatecan(넥사테칸) 플랫폼입니다. 토포아이소머라제-1(TOP1) 저해제인 캄토테신 계열 약물을 최적화한 것으로,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엔허투와 직접 경쟁할 수 있는 무기입니다.

전임상 비교 결과 (NxT3 vs 엔허투)

  • 항암 효과: 엔허투 대비 2~5배 높음
  • 독성: 동일 용량 기준 더 낮음
  • 치료지수: 엔허투 대비 5배 이상 높음
  • 최고 비중증독성용량(HNSTD): 경쟁 약물 대비 10배 이상 높음

물론 전임상 데이터와 실제 임상 결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정도 차이면 투자자들이 주목할 만한 잠재력입니다. 특히 인투셀이 2023년 MBF(제약바이오 국제포럼)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ITC-5148이 엔허투보다 더 높은 약물 효능과 안전성을 기록했습니다.

 

플랫폼 비즈니스: 리가켐과 다른 점

인투셀의 비즈니스 모델은 리가켐과 유사하면서도 차별적입니다. 핵심은 '타깃×약물 이중 독점권' 구조입니다.

일반적 기술이전: HER2 타깃을 독점 라이선스 → 다른 회사는 HER2를 쓸 수 없음

인투셀 방식: HER2 타깃 + 약물A 조합만 독점 라이선스 → 같은 HER2라도 약물B, 약물C 조합으로 다른 회사와 계약 가능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인투셀이 A사에는 'HER2 + 듀오카마이신' 조합을 라이선스 아웃하고, B사에는 같은 HER2 타깃이지만 'HER2 + 캄토테신' 조합을 별도로 라이선스 아웃할 수 있습니다. 하나의 타깃으로 여러 제약사와 각각 다른 약물 조합으로 동시에 계약할 수 있는 구조입니다.

이는 하나의 플랫폼으로 여러 파트너십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인투셀은 다음과 같은 파트너십을 구축했습니다:

파트너사 협력 내용 진행 상황
삼성바이오에피스 최대 5개 타깃 ADC 공동연구 일부 전임상 진행 중 (2023.12 계약)
에이비엘바이오 플랫폼 기술이전 NxT3 특허 문제로 계약 해지 (2025.7)
와이바이오로직스 B7-H3 항체 제공 ITC-6146RO 임상 준비

박태교 대표는 "2028년까지 누적 10건 이상의 기술이전을 목표로 하며, 2030년대에는 인투셀 기술이 적용된 신약 10개와 시가총액 1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2030+, into 10-10' 비전을 제시했습니다.

출처: 머니투데이, "코스닥 입성 앞둔 인투셀 '글로벌 ADC 시장 선도할 것'", 2025.04.28

 

임상 파이프라인: 첫 출격 임박

인투셀의 리드 파이프라인은 ITC-6146RO입니다. B7-H3 항원을 타깃으로 하는 ADC로, OHPAS 링커, PMT 기술, 그리고 듀오카마이신 계열 약물을 모두 결합한 대표작입니다. 2025년 하반기 임상시험계획(IND) 신청을 앞두고 있으며, 이후 임상 1상에 진입할 예정입니다.

ITC-6146RO의 특징

  • 타깃: B7-H3 (다양한 고형암에서 발현되는 유망 타깃)
  • 적응증: 삼중음성유방암, 전립선암, 비소세포폐암 등
  • 경쟁 상황: 다이이치산쿄, GSK 등이 임상 진행 중
  • 차별점: 고독성 듀오카마이신 + OHPAS + PMT 조합으로 효율 극대화

B7-H3는 이미 검증된 타깃이지만 경쟁도 치열합니다. 하지만 인투셀은 독성은 높지만 효과도 강력한 듀오카마이신 약물에 PMT 기술을 적용해 부작용을 낮추는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습니다. 임상 결과가 나오는 2026~2027년이 인투셀의 진짜 평가 시점이 될 것입니다.

 

투자 포인트: 기대와 리스크

강점: 검증된 창업자와 차별화된 기술

인투셀의 가장 큰 강점은 박태교 대표의 트랙 레코드입니다. 리가켐에서 콘쥬올을 발명하고 수조원대 기술이전을 이끈 경험이 있으며, 문성주 CSO는 FDA 승인을 받은 트로델비 개발에 참여한 이력이 있습니다. 여기에 OHPAS라는 세계 유일의 산소기 기반 링커 기술은 명확한 기술적 해자입니다.

2025년 5월 코스닥 상장 당시 SCI평가정보와 한국생명공학연구원으로부터 A등급을 받았으며, 상장 첫날 공모가 대비 95% 상승하며 시장의 기대를 확인했습니다. 현재 시가총액은 약 6,500억원 수준입니다.

리스크: 특허 문제와 임상 불확실성

2025년 7월, 에이비엘바이오가 인투셀과의 NxT3 기술이전 계약을 위약금 없이 해지하면서 시장에 충격을 주었습니다. 선행 특허 문제로 독자적인 특허 확보가 어렵다는 이유였습니다. 이는 단순한 특허 충돌을 넘어 플랫폼 신뢰성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졌습니다.

인투셀의 대응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중국 프론트라인 바이오파마와 계약을 체결해 NxT3 관련 페이로드의 독점 라이선스를 확보했습니다. 이로써 삼성과 인투셀의 공동개발에 걸림돌이 사라졌다는 평가입니다. 인투셀은 OHPAS 기술 자체는 미국 등 주요국에서 3개 패밀리 특허로 보호받고 있으며, 다른 약물 조합으로 회피 설계가 가능하다고 밝혔습니다.

또 다른 리스크는 임상 불확실성입니다. 아무리 전임상에서 좋은 결과가 나와도 실제 환자에게서 효과를 입증하기 전까지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ITC-6146RO의 임상 1상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기대'에 기반한 투자일 수밖에 없습니다.

 

결론: 제2의 리가켐? 아직은 '미완성 스토리'

인투셀은 분명 흥미로운 회사입니다. 리가켐의 성공 DNA를 이어받았으면서도 OHPAS, PMT, Nexatecan이라는 차별화된 무기를 갖췄습니다. 삼성바이오에피스 같은 대기업의 검증도 받았고, 플랫폼 비즈니스 모델로 여러 파트너십을 동시에 진행할 수 있는 구조도 갖췄습니다.

하지만 아직 휴먼 데이터가 없습니다. 리가켐이 시총 4조 8천억원에 이른 것은 임상 데이터로 기술력을 증명했기 때문입니다. 인투셀은 2026~2027년 임상 결과가 나와야 진짜 평가를 받을 수 있습니다. 특허 문제도 완전히 해소된 것은 아닙니다.

투자자라면 주목해야 할 시점

✓ 2025년 하반기: ITC-6146RO IND 신청 여부
✓ 2026~2027년: 임상 1상 결과 발표
✓ 추가 기술이전 계약 체결 (목표: 연 2~3건)
✓ 삼성바이오에피스와의 협력 진전도

리가켐의 성공이 10년 넘게 쌓아온 결과라면, 인투셀은 이제 막 출발선에 선 상태입니다. OHPAS가 정말 ADC 분야의 차세대 표준이 될지, PMT 기술이 임상에서도 115배의 선택성을 보여줄지, 그리고 박태교 대표의 두 번째 도전이 성공할지는 앞으로 2~3년이 결정할 것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합니다. ADC 시장이 연평균 25%씩 성장하는 지금, 차별화된 기술을 가진 플랫폼 기업에게는 기회가 열려 있다는 것입니다. 인투셀이 그 기회를 잡을 수 있을지, 투자자들의 눈이 집중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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