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 페이로드 ADC, 큐리언트가 암 내성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2025년 9월 25일, 큐리언트는 글로벌 CDMO 1위 론자(Lonza)의 자회사 Synaffix와 이중 페이로드 ADC 개발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계약 규모는 최대 2억 4,950만 달러(약 3,300억 원). 소식이 전해진 직후 큐리언트 주가는 16% 급등했습니다. 시장이 주목한 이유는 명확합니다. ADC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는 가운데, '이중 페이로드'라는 새로운 해법이 등장했기 때문입니다.
ADC 시장, 10년 만에 28배 성장
글로벌 ADC 시장 규모 전망| 연도 | 시장 규모 | 성장률 |
|---|---|---|
| 2015년 | 10억 달러 | - |
| 2023년 | 100억 달러 | 10배 ↑ |
| 2028년 (예상) | 280억 달러 | 28배 ↑ |
연평균 성장률: 25.4%
ADC(항체-약물 접합체)는 암세포만 선택적으로 공격하는 '스마트 미사일' 항암제입니다. 항체가 암세포 표면의 특정 항원을 찾아가면, 링커가 끊어지며 독성 약물(페이로드)을 암세포 내부에 투하합니다. 정상 세포는 건드리지 않고 암세포만 파괴하기 때문에, 기존 항암제보다 효과는 높고 부작용은 적습니다. 2023년 기준 FDA 승인 ADC는 13개, 현재 150개 이상이 임상 단계에 있습니다.
하지만 문제가 있습니다. 암세포는 내성을 만듭니다. 단일 페이로드 ADC는 하나의 약물만 사용하기 때문에, 암세포가 해당 약물에 대한 내성을 획득하면 치료 효과가 급격히 떨어집니다. 또한 종양 내부는 균일하지 않습니다. 어떤 암세포는 특정 약물에 잘 반응하지만, 다른 암세포는 저항성을 보입니다. 이것이 '종양 이질성(tumor heterogeneity)' 문제입니다.
이중 페이로드 ADC: 두 개의 무기로 동시에 공격한다

이중 페이로드 ADC는 서로 다른 기전의 두 가지 독성 약물을 하나의 항체에 동시 탑재합니다. 암세포가 하나의 약물에 내성을 만들어도, 다른 약물이 여전히 작동합니다.
큐리언트가 개발하는 이중 페이로드 ADC는 Synaffix의 엑사테칸(exatecan) 기반 약물과 큐리언트의 CDK7 억제제를 결합합니다.
1단계: 표적 인식
→ 항체가 암세포 표면의 특정 항원에 결합
2단계: 세포 내 진입
→ 암세포가 ADC를 내부로 흡수 (내포화)
3단계: 링커 절단
→ 암세포 내 환경에서 링커가 끊어짐
4단계: 이중 공격
→ 약물 1 (엑사테칸): DNA 토포이소머라제-1 억제 → DNA 복제 차단
→ 약물 2 (CDK7 억제제): 세포 주기 조절 단백질 타깃 → 세포 분열 중단
결과: 암세포 사멸
두 약물은 완전히 다른 메커니즘으로 작동하기 때문에, 암세포가 양쪽 모두에 동시에 내성을 만들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셀트리온제약이 2025년 5월 미국암연구학회(AACR)에서 발표한 데이터를 보면, 이중 페이로드 ADC는 단일 페이로드 대비 암세포에 더 강력한 세포독성을 발휘했습니다. 특히 HER2 발현이 낮은 세포주에서도 높은 시너지 효과를 보였습니다. 이는 기존 ADC로는 치료하기 어려웠던 환자군까지 확장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론자-Synaffix 파트너십이 주는 경쟁력
큐리언트-Synaffix 계약 구조| 큐리언트 역할 | Synaffix (론자) 제공 |
|---|---|
| • CDK7 억제제 개발 및 제공 • ADC 연구개발 • 임상시험 진행 • 제조 및 상업화 |
• 엑사테칸 기반 링커-페이로드 • GlycoConnect®: 항체 특정 부위 결합 기술 • HydraSpace®: 혈액 내 안정성 향상 스페이서 • toxSYN®: 최적화된 링커-페이로드 조합 • 론자의 DNA-to-IND 생산 인프라 |
이중 페이로드 ADC 개발 (계약금액: 최대 2억 4,950만 달러)
큐리언트가 Synaffix를 선택한 이유는 분명합니다. Synaffix는 2023년 6월 론자에 1억 700만 달러에 인수된 ADC 기술 전문기업으로, 이미 임상 단계에 검증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론자는 글로벌 CDMO 1위 기업으로, DNA부터 임상용 의약품 생산(DNA-to-IND)까지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큐리언트는 Synaffix 기술 접근권과 함께 론자의 생산 노하우도 활용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임상 진입 속도를 크게 단축시킵니다.
| 연도 | 파트너사 | 계약 규모 | 기술 내용 | 비고 |
|---|---|---|---|---|
| 2023 | Amgen | 미공개 | 5개 타겟 ADC | 글로벌 빅파마 |
| 2023 | 론자 인수 | 1.07억 달러 | 전체 기술 | 완전 인수 |
| 2024.11 | BigHat | 미공개 | AI 기반 항체 ADC | IND 단계 |
| 2025.01 | Boehringer | 최대 13억 달러 | 3개 타겟 | 빅파마 최대 딜 |
| 2025.09 | 큐리언트 | 최대 2.5억 달러 | 이중 페이로드 | 아시아 최초 |
총 파트너십 가치: 약 50억 달러 이상
Synaffix는 2023년부터 Amgen, Boehringer Ingelheim, BigHat Biosciences 등과 연이어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며 ADC 플랫폼의 우수성을 입증했습니다. 큐리언트는 아시아 기업 중 처음으로 Synaffix와 이중 페이로드 ADC 개발 계약을 체결한 회사입니다.
큐리언트의 전체 파이프라인
| 파이프라인 | 적응증 | 현재 단계 | 주요 성과 | 파트너/기술이전 |
|---|---|---|---|---|
| 텔라세벡 | 부룰리궤양 | 임상 2a상 | 40명 전원 100% 완치 (2025.10) | TB Alliance (기술수출) |
| 텔라세벡 | 결핵 | 전임상 | 신규 작용기전 | - |
| Q702 | 만성 이식편대숙주질환 | 임상 1b상 | 미국 FDA IND 승인 (2025.01) 유럽 승인 신청 (2025.07) |
자체 개발 |
| 이중 페이로드 ADC | 고형암 | 전임상 | Synaffix 기술 도입 (2025.09) | Synaffix (론자) |
파이프라인 특징:
- 항생제, 면역질환, 항암제로 리스크 분산
- 각 파이프라인마다 명확한 미충족 수요
- 글로벌 파트너십 확보
큐리언트는 이중 페이로드 ADC 외에도 텔라세벡(항생제)과 Q702(면역질환 치료제)라는 다른 파이프라인을 보유하고 있어 리스크가 분산되어 있습니다. 특히 텔라세벡은 2025년 10월 23일 ID Week 2025에서 부룰리궤양 임상 40명 전원 100% 완치라는 극적인 결과를 발표하며 기술력을 입증했습니다.
경쟁 구도: 글로벌 빅파마도 주목
| 기업/기관 | 기술 유형 | 임상 단계 | 주요 특징 | 비고 |
|---|---|---|---|---|
| 다이이찌산쿄 | 단일 페이로드 | 시판 (엔허투) | 2028년 90억 달러 매출 예상 | 시장 선도 |
| 화이자 | 단일 페이로드 | 시판 | 시젠 인수 (430억 달러) | 시장 2위 |
| 셀트리온제약 | 이중 페이로드 | 전임상 | AACR 2025 데이터 발표 | 국내 최초 |
| 삼성바이오에피스 | 이중 항체-이중 페이로드 | 전임상 | 프론트라인(중국) 협력 | 2025.10 계약 |
| 리가켐바이오 | 단일 페이로드 | 임상 1/2상 | 17개 파이프라인, 8조 원 기술수출 | ADC 국내 1위 |
| 에이비엘바이오 | 이중항체 기반 | 전임상 | 독자 플랫폼 | 차별화 전략 |
| 앱티스 | 링커 특화 | 전임상 | AbClick 플랫폼 | 동아에스티 인수 |
| 큐리언트 | 이중 페이로드 | 전임상 | Synaffix 기술, CDK7 억제제 | 론자 파트너십 |
글로벌 트렌드:
- 단일 페이로드 → 이중 페이로드로 진화 중
- 중국 기업들도 적극 진출 (프론트라인 등)
- 빅파마들의 인수합병 활발 (2023년 총 1,000억 달러)
이중 페이로드 ADC는 이미 글로벌 항암제 개발의 핫 토픽입니다. 다이이찌산쿄와 아스트라제네카는 전임상 단계에서 후보물질을 개발 중이고, 화이자와 시애틀제네틱스도 플랫폼 확장을 시도하고 있습니다. 중국에서는 이미 듀얼 페이로드 ADC가 인간 임상에 진입한 사례가 나왔습니다.
하지만 이중 페이로드 ADC 개발은 쉽지 않습니다. 서로 다른 두 약물을 항체에 안정적으로 탑재하려면 화학적·생물학적 안정성 확보가 필수입니다. 약물 비율(DAR, drug-antibody ratio) 조절도 까다롭습니다. 두 약물의 시너지를 최대화하려면 최적의 비율을 찾아야 하는데, 이는 방대한 전임상 실험을 요구합니다.
투자자 관점: 기회와 리스크
현재 위치
- 설립 2008년, 코스닥 상장 (115180)
- 2024년 매출 92억 원, 자기자본 602억 원
- 주요 주주: 동구바이오제약(계열사), IBK KDB 백신펀드 등
기대 요인
- ADC 시장 연평균 25% 성장, 2028년 280억 달러 규모
- 론자 파트너십으로 임상 진입 속도 확보 (최대 2.5억 달러 계약)
- 텔라세벡 100% 완치율, Q702 미국/유럽 임상 진행으로 리스크 분산
- 비독점 계약으로 추가 파트너십 및 로열티 수익 가능성
리스크 요인
- 아직 전임상 단계, 상업화까지 최소 5~7년 소요
- 이중 페이로드의 독성 및 안정성 미검증
- 글로벌 빅파마 및 국내 기업과 경쟁 심화
- 지속적인 R&D 투자로 추가 자금조달 가능성
누구에게 적합한가?
큐리언트는 단기 투자보다 장기 관점의 바이오텍 포트폴리오 투자자에게 적합합니다. 이중 페이로드 ADC는 2027년 이후 가치 평가의 핵심이 될 것이며, 그 전까지는 텔라세벡과 Q702의 임상 진행이 주가 촉매 역할을 할 것입니다. "ADC 한 방"이 아닌, 3개 파이프라인 전체로 평가해야 하는 기업입니다.
결론: 암 내성 문제, 해결 가능할까?
큐리언트의 이중 페이로드 ADC가 암 내성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전임상 데이터조차 나오지 않은 초기 단계이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이중 페이로드 접근법이 이론적으로 타당하고, 글로벌 제약사들이 주목하는 차세대 기술이라는 점입니다.
론자-Synaffix 파트너십은 큐리언트에게 강력한 무기입니다. 검증된 플랫폼 기술과 세계 1위 CDMO의 생산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자체 개발한 CDK7 억제제를 결합한다면, 차별화된 ADC를 만들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큐리언트를 "이중 페이로드 ADC 한 방"으로만 볼 것이 아니라, 텔라세벡과 Q702까지 포함한 전체 포트폴리오로 평가해야 합니다. 텔라세벡의 100% 완치율은 큐리언트의 신약 개발 역량을 증명했고, Q702는 희귀질환 시장에서 빠른 허가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이중 페이로드 ADC는 이 위에 더해지는 '플러스 알파'로 봐야 합니다.
2028년, ADC 시장이 280억 달러 규모로 성장했을 때, 큐리언트가 그 중 얼마만큼의 파이를 가져갈 수 있을지는 앞으로의 임상 결과가 결정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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